지금은 나올 수 없는 경이로운 시청률 50%대를 자랑한 ‘내 이름은 김삼순’ 그 시절 삼순이는 참 많은 여자들을 울렸습니다. 부잣집 왕자님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서도 아니고, 노처녀도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도 아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삼순이 같은 당신이 어떻게 이 세상에서 버텨야 하는지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삼순이를 더 지치게 하는 건 ‘그 정도 나이에, 그런 경험을 했으면 혼자여선 안된다’라는 불편한 시선이 드라마 내에서 버젓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삼순이에게 쏟아지는 맞선 자리, 왜 그 나이 먹도록 연애는 못했는지, 그렇게 생겼으니까 남자친구랑 헤어졌겠지라는 가혹한 말들이 오가기도 하죠.
삼순이가 방송된 해에서 15년이 훌쩍 지난 지금 혼자 사는 가구는 600만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인 가구 고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1인 가구는 603만 가구를 넘었다고 해요.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했다는 거죠.
결혼이 선택인 시대가 된 요즘입니다. 특히 비혼을 택하는 여성들은 최근 30년 사이 10배는 급증했습니다. 통계개발원(KOSTAT) 계간지 '통계플러스'에 실린 '혼인 이행과 생애 비혼의 동향과 특징' 보고서에서는 1974년생 여성 중 만 40세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은 비율은 12.07%로 나타났습니다. 결혼이 더는 필수적이지 않게 여기는 인식이 늘어난 대목이죠.
무엇보다 성별로 나눠서 보자면 결혼 의사는 여성이 남성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성인 4674명을 상대로 ‘1인 가구 현황’을 조사한 결과 향후 결혼 의향이 없는 편이거나 절대 없다는 응답률은 여성이 57%로 남성 37.6%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그 시절 삼순이처럼 결혼을, ‘못’한 것이 비난의 대상이 아닌 결혼을 ‘안’한 것, 혹은 ‘안’해도 되는 것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가족'을 이루고 살기를 바랍니다. 결혼이 선택인 사회인 걸 알고 있지만 혼자 있는 사람들을 향한 오지랖은 끝나지 않죠. 명절 때마다, 가족 행사 때마다 쏟아지는 질문들을 에디터도 피할 순 없었습니다. "언제 결혼하려고?", "고양이만 키우고 살아도 되겠냐?", "사람은 서로를 기대고 살아야 하는 법이야"
이런 세상 속에서도 굳이 1인 가구를 선택하는 이유가 뭐냐 묻는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6년 발표한 ‘우리나라 장년층의 노동시장 실질은퇴연령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에서 평균 퇴직연령은 49.1세로 2011년에 비해 0.1세 낮아졌다고 합니다.
취업 연령이 30대 근처로 올라갔으니 평균 퇴직연령이 유지된다 해도 20년 이상 회사에 남아있는 건 실로 어렵죠. 나와 함께 밥을 나눠먹을 가족까지 책임진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잖아요?
어쩌면 가족 공화국에서 1인 가구가 살아남는 방법은 온전히 내 그릇을 사수하는 게 우선일지도 모릅니다. 비정상이라고 바라보는 시선을 벗어나기 위해서 일일이 대꾸하는 것도 이제 지치거든요. 넓은 아량을 가지고 무수히 쏟아지는 폭언을 담을 수도 없고요. 내 공간에서 불편한 사람들이랑 섞이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움직이는 것. 이게 최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쯤이면 '비혼', '1인 가구'가 비정상이 아닌 것으로 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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