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너 때문에 우울증 생겼다.
직장인 김모(38)씨는 친구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최근 2년간 친구들을 본 것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몸이 약한 편인 5살배기 아들에게 혹시라도 코로나를 옮겨올까 봐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약속을 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족 모임도 최소화했다. 김씨는 “가끔 내가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확실히 기분이 처져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도 이른바 ‘코로나 블루’라는 상처를 남겼다. 코로나와 우울을 뜻하는 ‘블루’를 합친 말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장기간 이어지며 사람들의 우울감이 높아진 것이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자치구별마다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상담 건수는 지난해 23만5600여건으로, 처음으로 20만건을 돌파했다. 팬데믹이 터지기 직전인 2019년에는 13만2100건, 팬데믹 첫해인 2020년 15만2852건이었는데 지난해 급증한 것이다. 통계청의 ‘사회조사’에서도 2019년 27.7%였던 사회적 고립도가 지난해 34.1%로 급증했다.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더라도 정서적 거리두기는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사람들이 지나치게 모이는 곳이나 밀폐된 공간을 피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사람들과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나 문자, SNS를 통해 연락해 안부를 묻고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정서적 안정감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도 우울감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하면 뇌세포에 혈액과 영양이 공급되고,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사람이 모이는 헬스장 등이 부담스럽다면 산책을 하거나 집에서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