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착한아이 콤플렉스?
본래 착하다는 것은 자기중심적이 아니라 이타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개념이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모든 생각과 행동 속에서 자기는 사라지고 타인만 남게 됩니다. 이처럼 자기는 없고 오로지 다른 사람의 기준만 남아 있는 상태를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고 하죠.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지닌 이들은 삶에서 자기 기준이 없거나 매우 약한 탓에 자기 주도적인 일을 거의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늘 전심전력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상사나 권위자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하죠.
그렇다면 어째서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생겨나는 걸까요? 심리학자 존 브래드쇼(John Bradshaw)는 카를 융의 그림자 개념을 활용해 ‘상처받은 내면아이’로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설명합니다. 카를 융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마치 그림자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감춰진 성격이 존재합니다. 존 브래드쇼는 그중 하나를 상처받은 내면아이라고 보았습니다. 그에 따르면 상처받은 내면아이란 어릴 때 받았던 마음의 상처가 어른이 되어서도 아물지 않고 여전히 남아 있는 경우를 뜻합니다
상처받은 아이가 내면에 자리를 잡을 경우, 다른 사람이 자신을 싫어하거나 피할까 봐 몹시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남을 붙잡기 위해 착하게 행동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대체로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이 어려움을 겪을 때 누군가 곁에서 도움을 줄 거라고 여기지만 상처받은 아이가 내면에 존재하는 사람은 자기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을까 봐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자기 주변에 머물기를 바라며 타인의 눈치와 기준에 따라 착한 행동을 과하게 추구하죠.
그렇다면 상처받은 내면아이는 왜 생겨나는 것일까요? 심리학자들은 상처받은 내면아이는 어린 시절 환경의 압박 때문에 생겨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어린 시절의 환경이란 대체로 가족 환경을 가리킵니다. 어린 시절 우리는 가족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가족, 특히 부모님의 가치관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경험을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이익이 뒤따르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때 가족의 가치관을 과도하게 받아들일 경우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어머니의 지나친 사랑이나 보호, 또는 이와 반대로 부모와의 불완전한 애착도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만든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부모가 자기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부모의 눈치만 보는 착한 아이가 되려 한다는 것이죠. 부모 사이에 잦은 갈등이 있거나, 부모가 양육의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에도 아이는 불안감에 휩싸여 부모의 눈치만 살피는 착한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기준을 회복해 개성 있게 사는 일입니다. 흔히 착한 아이들은 자기 기준을 억눌러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을 타인에게 맞추다 보니 정작 자기 욕망이나 감정은 무의식 속에 깊숙이 묻어두죠. 자신은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개성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